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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장애인 스포츠의 꿈을 그리다

글러브

지난 5일 개막한 프로야구는 코로나19에 지친 스포츠팬들에게 단비 같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리그 우승을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무대 밖으로 나와 보면 또 다른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비장애인과 경쟁해 전국대회 진출을 노리는 청각장애인 야구부를 조명한 영화를 통해 장애인 스포츠의 벅찬 감동을 만나보자.

영화 글러브 포스터

농아인 학생들의 야구 도전을 그려내다

<글러브>는 야구를 소재로 사고뭉치 프로야구 선수와 장애인 선수들이 벌이는 좌충우돌을 다뤘다. 주인공인 김상남(정재영)은 최다 연승, 최다 탈삼진, 3년 연속 MVP에 꼽힌 선수. 하지만 영화의 시선은 만화 같은 스타 선수 상남이 아니라 농아인 학교인 충주성심학교 고교야구부로 향한다. 이들이 한계를 이겨내고 전국대회에 출전해 비장애인 팀에 도전하는 것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김상남은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간판투수지만 끊임없이 사생활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던 중 음주폭행에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폭력사건을 일으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에 이른다. 이에 상남의 매니저 찰스(조진웅)는 징계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 협회에 손을 쓴다. 그리고 위원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잠시만 이미지 관리를 하라며 상남에게 장애인 학교 야구부 코치를 맡긴다.

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간신히 경기 요건을 갖춘 상태로 실력은 비장애인 중학교 야구부와 맞붙어서 가까스로 이기는 정도다. 하지만 이들은 전국대회 첫 출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린다. 상남은 자기가 친 홈런 소리조차 듣지 못하는 아이들이 절대로 전국대회에 진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방관한다. 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냥 행복하게 야구를 하는 아이들의 열정에 휩쓸리게 된다.

글러브 등장인물들이 뛰는 장면

영화는 아이들의 노력에 초점을 맞춤과 동시에 주인공 상남의 변화에 주목한다. 화려한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매일 경쟁하며 살아가는 동안 열정을 잃었던 상남이 야구의 즐거움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이런 상남의 변화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과 겹치며 관객의 응원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영화의 결말은 희망과 승리를 기대하던 이들에게는 차갑게 다가올 수 있다. 아이들은 경기에서 지며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상남도 중징계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영화는 언뜻 보답 받지 못하는 노력을 그려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에 상남이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노력의 가치, 의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공공의 적>, <이끼> 등 범죄 영화를 주로 연출했던 강우석 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특이할 만큼 휴머니즘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 국내 영화가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낯선 소재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 국내 최고의 흥행 감독 중 한 명이 장애인 체육을 조명한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러브 등장인물들이 뛰는 장면

영화를 넘어 희망의 증표가 되다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농아인 야구부의 전국대회 도전은 현실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다. 충주성심학교의 고교야구팀은 지난 2002년 창단한 후 전국대회 진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선수들이 장애를 안고 있는 탓에 실력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들의 한결같은 야구 사랑을 높게 산 주변인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에 한 국내 기업이 실내연습장을 기증한데 이어 2011년에는 야구 아나운서 최희, 메이저리거 추신수, 2014년에는 류중일 현 LG트윈스 감독 등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후원금을 전달했다. 그 외에도 개인 후원과 졸업생 모임 성심야구사랑회, 재직 교사들의 꾸준한 관심이 선수들의 활동 기반이 되고 있다.

글러브 등장인물들이 뛰는 장면

덕분에 선수들의 희망도 더 멀리 뻗어가고 있다. 영화의 주요인물인 포수 장대근(김혜성)의 모델인 서길원 선수는 미국의 청각장애인 대학교에 유학하며 야구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선수들도 계속 훈련을 이어가며 전국대회에 도전하고 있다.

영화 <글러브>의 영문 제목은 G-love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함께하는 일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더 많은 사랑을 피우기 위해서 장애인들이 더 많이 스포츠를 즐기고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장애인 스포츠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의 끝없는 도전이 영화를 넘어 현실을 바꿔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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