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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피플

서로가 앞으로 - 나아가는 힘이 되다

박윤재 선수 · 박정호 지도자

김일균 · 사진김지원

휠체어육상 유망주 박윤재 선수의 옆에는 늘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휠체어육상 국가대표와 국가대표 지도자 출신의 박정호 지도자다.
국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와 그를 키워내기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 부자처럼, 형제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나봤다.

휠체어육상의 최고 유망주로 부상하다

2019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금메달 2개·은메달 2개·동메달 1개,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국내 2위, 서울 중앙 마라톤대회 국내 4위. 박윤재 선수는 국내 휠체어육상계의 최고 유망주로 꼽힌다. 현재 국내 최고로 꼽히는 유병훈 선수와 국내 첫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김규대 선수를 잇는 대형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스무살에 들어서면서 성인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가능성을 펼쳐 보이고 있다. 2024년에 열릴 파리 패럴림픽 참가를 목표로 착실하게 실력을 쌓고 있어 미래가 기대된다.

박정호 지도자는 박윤재 선수와 함께 기숙하며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량이 크게 향상될 수 있는 나이에 선수의 시선을 운동에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인 훈련법을 통해서 운동의 효율도 높이고 있는데 꼭 필요한 근육만 집중적으로 단련하고 야외 훈련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선수의 신체적 소모를 줄였다. 또한 장애인 체육 선수라면 피해갈 수 없는 욕창 등의 부가 질환도 관리하며 선수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나설 수 있도록 돌보고 있다. 선수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박윤재 선수도 박정호 지도자를 아버지처럼, 형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함께하며 서로를 의지하다

이런 끈끈함 가운데는 휠체어육상에 대한 열정이 자리하고 있다. 박윤재 선수는 명혜학교 김영미 체육 교사의 조언에 따라 열다섯 살에 휠체어육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냥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지만 훈련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운동을 그만둘까 고민도 했다. 그렇게 방황하는 선수에게 김영미 교사가 건넨 말은 ‘네가 정말 노력해본 적이 있으냐’는 것이었다. 그 말이 지친 마음을 일으켰다. 제대로 육상을 해보겠다는 말과 함께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이다.

박정호 지도자는 휠체어육상 국가대표 출신이다. 지난 2006년 개최된 쿠알라룸푸르 아태장애인경기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했고, 국제 대회 참가 경력도 많다. 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비롯해 수많은 대회에서 수상하며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은퇴 후에는 국가대표 지도자로 변신했다. 2013년 IPC 리옹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 장애인 아시안 게임에서 선수단을 이끌었다.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풍부한 경험을 갖춰 자라나는 선수가 보고 배우기에는 최고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남자가 함께 살게 된 것은 박정호 감독이 박윤재 선수를 높이 평가해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선수의 부모님을 찾아가서 끈질기게 설득했다. 주거지도 의정부에서 선수가 거주하는 안산으로 옮기며 선수의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 이런 희생은 선수의 실력 향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선전이 대표적이다. 박정호 감독은 앞으로 국제대회를 통해 실력을 시험하고 4년 뒤, 꿈의 무대인 패럴림픽에서 화려하게 기량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꿈의 무대를 목표로 집중하다

경기 외적으로도 상황은 좋다. 안산시장애인체육회에 속해있는 두 사람은 훈련과 대회 참가를 위한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선수를 위한 경기용 휠체어도 구비하며 실전처럼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박정호 지도자는 실업팀에 소속되어 안정된 지원을 받으며 선수와 지도자 모두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운동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이런 환경을 허투루 하지 않고 윤재도 저도 최선을 다해서 기록을 단축시키고 대회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아라뱃길의 수변로와 공원을 돌며 훈련하고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기존에 이용하던 명혜학교의 훈련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록을 체크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향하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박윤재 선수는 휠체어육상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칠 때는 외롭고 힘들기도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겁습니다. 더 노력해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많이들 지켜봐주시고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사람을 만난 봄날의 공원은 황금빛 햇살이 가득했다. 그날의 순간처럼 박윤재 선수가 향하는 모든 트랙에 금빛 희망이 이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