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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 불편하면 바꿔봐.”

2-5 김윤서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제74대 학생회장 김윤서입니다.

충격적인 한 해가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벌써 2021년이라니, 저는 1년을 통째로 도둑맞은 기분인데, 여러분은 어떤 기분일지 매우 궁금합니다. 아마 지금 쓰고 있는 글이 학생 여러분에게 학생회장으로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상투적인 내용의 글이 아니라, 진짜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을 하겠습니다. 다소 두서없이 보이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몇 주 전, 유튜브를 보다가 모 스트리머가 실시간 방송에서 시청자의 “불편하다”라는 채팅을 보고 “불편해?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 앉아. 보는 자세가 잘못된 것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댓글에는 많은 시청자가 스트리머의 대응에 찬사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른바 ‘프로불편러’들에 대한 일침이 통쾌했기 때문이겠지요. 인터넷의 커뮤니티 기능이 점점 발달하면서 어떤 일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을 곱게 보지 않는 경향도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에게 마음껏 불편해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살다가 불만이 생기고, 불편하고, 불평등하다고 생각되면 상대에게 확실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리고 그 부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논리적인 이유가 있어야겠지요. 예컨대 올해 학생회가 진행해 왔던 일들이 그 예시입니다. 기존에 새로운 교복을 1학년 신입생만 착용할 수 있게 했던 규정을 개정하여 2학년도 새로운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고 결의한 전교 대의원회의, 취소될 위기에 처했던 자치 조회와 선농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도록 한 일처럼 말입니다.

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학교에 오면, 개인적인 건의 사항을 전해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학교에 상당히 많은 불만을 가진 학생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을 보면 직접 나서서 바꾸어 보려는 노력은 크게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불만을 대신 해결해주려고 임원을 뽑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임원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입니다. 본인이 진심으로 불편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기 바랍니다.”

앞으로의 삶에서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들은 지금껏 그래왔듯, 자주 일어날 것입니다. 그런 경우가 생길 때마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 갇혀 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조금만 노력해 봅시다. 어떤 것이든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