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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합격수기

서울시립대 학생부 종합전형

나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곧 대학으로 나아가는 길

3-2 김주영

유난히 춥고 어려운 시기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에 진학하는 김주영입니다. 이제 서울사대부고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둔한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입학해 우왕좌왕하던 시절이 뇌리에 생생한데, 벌써 교문을 나서야 한다니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에 전달하고픈 것은 지나간 시간의 애상이 아닙니다. 저는 3년 동안 대입을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그 속에서 쌓았던 경험을 공유해보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여러분도 사대부고를 다니면서 각자의 길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대학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미래로 나아갈 여러분에게 작은 이정표 역할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여러분은 대입의 준비가 어디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현재 내가 얼마나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작업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은 대학을 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나>에게 적합한 대학을 가느냐 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중앙대 역사학과,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숭실대 사학과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도시 유적을 통한 고대사 연구에는 여기서 가장 순위가 높은 중앙대 역사학과보다 서울시립대 국사학과가 훨씬 적합하므로 서울시립대로의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대입의 준비는 먼저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전체적인 입시의 설계가 가능합니다.

제 경험을 예시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저는 역사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고, 사학과 계열의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역사 애호가들과는 다른 ‘저’만의 특성을 찾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왜’ 역사를 좋아하는지, 역사 중에서도 어떤 시대, 지역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역사를 연구할 것인지, 역사에 대한 열정을 사회에서 유의미하게 펼칠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이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여러 대학의 사학과들을 찾아보고 비교하면서 천천히 원서를 채워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구체화>입니다. 여러분의 꿈을 막연한 상상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구체적으로 그려내셔야 합니다. 한편 외부의 시선에서, 특히 입학사정관의 시선에서 여러분 자신을 분석해보는 과정의 병행이 필요합니다. 지원하는 대학의 입장에서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지를 반복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제 경우에는 2020년 11월 한 달 동안 담임 선생님과 진행한 모의 면접에서 이와 관련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진로, 혹은 관심사를 여러 활동과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은 생활기록부는 물론 자기소개서의 소재를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풍부한 활동의 경험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부각할 수 있는 동시에, 다수의 대학교에서 제시하는 <융합적 인재상>을 충족시키기에 수월합니다.
한편 제가 이야기하는 ‘다양한 활동’은 그저 많은 대회와 프로그램에 무조건 참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대부고에는 여러 분야의 대회나 심화 탐구 프로그램 등이 체계적으로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진로와 ‘직접’ 맞닿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 대회에서 유의미한 수상 실적과 자율-진로 활동을 생활기록부에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각 대회나 프로그램의 주제를 모두 역사, 그리고 고고학과 관련지어 활동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자신이 가진 관심 분야 하나에서 국한할 것이 아닙니다. 언뜻 보기에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를 관심사와 연결하고, 활동 하나하나에서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를 정의하는 방식으로 그 외연을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한로축괴 사자교인(韓獹逐塊 獅子嚙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는 자신에게 던져진 돌을 향해 짖지만, 사자는 그 돌을 던진 사람을 찾아 문다는 뜻입니다. 입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교과, 수행, 독서, 수상, 자소서 등 대입의 준비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세부적인 문제를 각개격파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찾아 연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대입의 핵심에 자리하는 것은 여러분 ‘자신’입니다.
결국 ‘대입’은 내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대학>이라는 타인에게 나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과정입니다. 너무 큰 부담감이나 불안에 두려워 마시고,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분 자신을 고찰하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면 만족스러운 미래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역병으로부터 벗어나는 신축년을 기대하며, 사대부고인으로서 행복한 3년이었음을 되새김질하며 교문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