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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벚나무를 그리며...”

강신완 선생님

사대부고에 처음 발령받아 오게 되었을 때, 선생님들께서 어디에서 교생실습을 했었는지 많이 물어보셨다. 정말 너무나도 잊고 지냈었는데 기억을 하고 보니 사대부고에서 교생실습을 했었고, 지금 그 학교에 교사가 되어 와 있는 것이었다. 그만큼 뒤돌아볼 여유 없이 바쁘게 지냈던 거 같고, 교사가 된 이후로 현장에서 하루하루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배우고 느끼는 것들은 주로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얻어지는 게 많았는데, 돌이켜보면 지금 이렇게 교사가 되어 있는 것도 사대부고에서 교생실습을 하는 동안 학생들과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니, 다 사대부고와 예쁜 학생들 덕분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과 교류도 너무 없었고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르니 최소한의 것들만 해야 하는 아쉬움이 무척 컸다. 그리고 교직 첫해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담임을 맡지 않았던 해였는데, 원래도 학생들 이름을 잘 못 외우는데 이젠 아예 모르게 되어버렸다. 물론 이유와 상관없이 아이들 이름을 외우는 선생님들이 계실거지만. 교사라는 직업이 참 묘하다고 생각했던 게 모든 힘든 일들도 학생들 때문인데 막상 학생들과 멀어지니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거다. 그래도 2학기 중반까지는 학생들이 매일같이 나와서 얼굴 보며 수업을 할 수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덕분에 준비했던 독서수업도 진행할 수 있었고 기대이상으로 잘 따라 와주는 학생들을 보며 매 시간 흐뭇하게 웃을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건 학생들은 늘 기대 이상으로 잘 따라와 준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훌륭한 것에 비해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서로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겠지 생각해본다.

사대부고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늘 스스로의 가능성을 열어두며 다양한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책은 나도 참 안 읽고 평생의 숙제처럼 느껴지는 것 중에 하나이지만, 지난 5년간 사대부고 학생들을 보면서 크게 느낀 점이기에 말해본다. 좀 더 넓은 세상을 다양하게 경험했으면 좋겠고, 아주 실용적으로는 분명 독서를 통해 성적도 오르고 대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 시대에 학생들이 누구보다 불안하고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학교생활 성실하게 하고 주어진 작은 기회들을 놓치지 말고 하나씩 해나가길 바란다. 2021학년도에는 새로운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다시 사대부고에 돌아올 때 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거 같고 그나마도 약속할 수가 없다. 모두 건강히 잘 지냈으면 하고 언제 어디서나 사대부고를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은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남겼던, 지금은 없는 벚나무이다.